요즘 공직사회 안에서도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로스쿨이 열풍입니다. 저도 위원회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각종 위원님들을 많이 모시다 보니, 역시 전문직이 최고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젊은 친구들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직장인이기에 로스쿨 도전이 다소 늦었다고 생각되는 만큼 재수 없이 올해 로스쿨에 입학하고자 공부 중입니다. 그러다 보니 효율을 중시해야 하고, 단기간에 점수로 증명해 보이고 싶은 조급함이 있습니다. 기출문제를 많이 풀면, 실전 적응 훈련도 하고, 단기간에 실력을 향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LEET뿐만 아니라 PSAT도 열심히 풀었습니다. 과거 행정고시를 준비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언어이해가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네요. PSAT 언어논리랑 LEET 언어이해는 지문의 길이나 난이도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결국 양으로 승부하는 일명 ‘양치기’는 적절한 방법이 아님을 깨닫고, 인터넷 강의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많이들 듣는 강의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이원준 선생님의 학파에 가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가입”이라고 하니, 요즘 유행하는 영화인 듄: 파트2의 반복적인 대사가 생각나네요. “리산 알 가입”을 외치며, 예언자를 추동하는 무리들이 있는데, 저도 지금은 “이원준 가입”을 외치며, 이원준 학파에 가입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원준 선생님의 강의를 수강하면서 의구심이 많이 들었고, 실전적이지 않은 전략에, 순전히 사후적인 풀이에 불과한 해설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하나하나 그러한 의구심이 깨져나가기 시작하더군요.
가장 의구심이 들었던 유형부터 하나하나 예시를 들어보자면, 생명과학의 경우에는 이원준 선생님께서 도식화를 많이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강의 중에 말씀하시기를 생명과학은 다소 시간이 들더라도 필기의 도움을 받으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물론 강의를 통해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제시문을 읽어보면, 필기해 주신 도식화 내용이 충분히 이해가 가고, 얼마든지 저도 해 볼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2주가 지난 시점에서 다시 한번 백지상태의 동일한 문제를 풀어보니, 선생님이 그려주신 것처럼 직관적인 도식이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강의를 들은 것조차도 다시 도식화를 꺼내 보기가 어려운데, 과연 새로운 제시문을 만나면 시험장에서 긴장감이 넘치는 가운데, 도식화를 하고 이를 적용하여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아주 깔끔하고 완벽한 도식은 아니라 할지라도, 어설픈 도식이라도 좋으니깐 문제 풀이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LEET보다는 난이도가 낮은 수능 문제의 생명과학 문제를 풀면서 이원준 선생님이 알려주신 억제와 촉진의 관계에 주목하여 제시문을 읽어보았습니다. 막상 적용하려고 제시문을 읽어보니, 제시문을 쭉쭉 읽어도 대략적으로 이해는 가는데, 억제와 촉진의 관계에 주목하여 이를 찾으려는 목적을 두고 제시문을 읽으니, 위와 아래로 반복하여 왔다갔다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억제와 촉진의 관계에만 온 신경을 쏟아붓다 보니 평소보다 제시문을 읽는 속도도 2배가량 걸렸습니다. 그런데 사실 간과하고 있었던 점이 문제풀이까지 포함한 시간이었습니다. 도식화 없이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서 생명과학 지문을 읽으면, 지문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읽혀도 결국 문제풀이 과정에서 선택지 중에 2개를 놓고, 계속 고민하면서 지문을 다시 찾아가는 바람에 거기서 시간을 많이 허비했습니다. 그런데 도식화를 하면서 글을 읽으면, 글 읽는 속도는 다소 많이 걸리더라도 어설프게나마 억제와 촉진의 도식화가 그려지고, 의외로 이 도식에 근거해서 화살표를 그려가며 문제를 푸니깐 문제가 더 빠르게 풀렸습니다. 예컨대 요리에 비유하자면, 듬성듬성한 체를 가지고 요리만 하다가, 훨씬 더 촘촘한 체를 갖게 된 느낌이었습니다. 확실히 문제풀이에서 고민이 되는 시간을 줄이니 전반적인 문제풀이 시간은 도식화를 하기 전보다 20초 정도 줄더군요. 그런데 다시 LEET 생명과학 지문으로 오면, 억제와 촉진의 관계나 제시문에서 생략된 전제나 정보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버벅버벅 헤매고, 왔다갔다 하면서 시간을 많이 허비하긴 했습니다. 이원준 선생님처럼 깔끔한 도식이 그려지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과거처럼 도식을 아예 안 그리고 머릿속으로만 생각할 때보다는 제시문이 조금 더 선명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안경점에 가서 렌즈를 계속 바꿀 때, 조금씩 더 선명해지는 느낌이랄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이원준 선생님 강의를 통해 배운 내용을 계간지를 통해 반복연습하면서 점차 도식화를 여백에 많이 그리지 않고도 제시문의 주요 단어에 억제와 촉진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시간도 줄여나갈 수 있었습니다. 정확도와 시간을 다 잡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이렇게 계간지로 계속 새로운 문제들을 반복적으로 풀되,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방식을 활용하면 점수를 올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은 부분은 문제해결도식입니다. 경제학이나 법제도 문제의 경우, 제시문에서 문제와 원인 그리고 해결을 찾으니 문제 중 하나는 정말로 문제와 해결책을 묻는 문제가 등장했고 쉽게 풀렸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문제와 해결책이 제시문에서 바로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으나, 문제와 해결을 연결 지어주는 원인을 찾으면서 원인은 문제를 촉진하고, 해결책은 원인을 억제한다는 관계에 주목하니, 필자가 제시문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문제와 원인 그리고 해결책이 선명하게 들어왔습니다. 점점 필자의 표상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고, 문제풀이 시간이 줄면서 성취감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약간 의구심이 남아있었던 것은 고문국역과 같이 상대적으로 쉬운 유형의 제시문이었습니다. 직관적으로 3문제가 모두 풀리는 쉬운 제시문도 도식을 그려가면서 다소 어렵게 풀이하시는 것을 보고,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고문국역의 경우에는 생략된 정보들이 있는 제시문이 있었고, 과거 문제에 비해 최신 기출로 올수록 다소 어려운 제시문도 존재했고, 통일된 기준을 적용하고 연습하여 어려운 문제에 대비하기 위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어차피 지금은 연습을 하면서 방법을 체화하는 과정이니 제시문의 난이도에 상관없이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르려고 노력 중입니다.
한편, 철학이나 법철학의 경우에는 배경지식이 전무하여 제시문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고,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 제시문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풀이 과정을 보면서, “분류는 이항대립적”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트리탐색"을 하니 제시문에 대한 이해도와 제시문을 읽는 속도가 향상되었습니다. 이후 문제를 풀 때는 “보기는 매핑”이라는 점을 떠올리면서, 제시문을 읽을 때 만들어 두었던 도식에 보기의 입장을 잘 위치시키자 문제가 술술 풀렸습니다.
이원준 선생님 강의를 들을 때, 한가지 팁이라면 강의를 들으면서 너무 필기에 집중하지 않고, 선생님의 해설 강의를 들으면서 제가 생각했던 사고 과정과 선생님의 사고 과정 및 풀이 과정을 들으면서 저의 사고를 교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필기를 통해 도식화를 다시 연습해 보는 것도 중요한 만큼 강의를 한 번 더 2배속으로 들으면서 필기를 하였습니다. 필기는 최대한 선생님의 필기 내용을 동일하게 배끼면서 선생님의 표상에 다가가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백지 상태의 시험지를 출력하여 다시 제시문을 풀어보면서 선생님의 표상과 풀이 과정을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는 것이었습니다. 생명과학 제시문의 경우에는 필기의 도움을 받았고요.
이원준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반복적으로 백지 상태에 풀어본 후, 계간지를 통해 새로운 제시문을 만났을 때 배운 내용을 적용하면서 코드를 하나하나 상기시키자, 평평했던 시험지의 딱딱하기만 했던 지문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와 원인, 해결처럼 핵심이 되는 단어와 문장들이 굴곡이 져서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이항대립적으로 제시문이 갈라지면, 문장과 문장간의 포함관계나 위계 등이 매직아이처럼 드러났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또다른 렌즈를 장착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정답률이 조금씩 상승하는 건 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만 이원준 선생님을 믿고 커리큘럼을 시험 당일까지 쭉 따라가면 언어이해는 정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시문의 유형별로 선생님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부분이 더 많은데, 너무 많이 수강 후기에 적으면 다 스포가 될 것 같아서 이만 줄이고자 합니다. 직장인에게는 효율이 생명이고, 주말에 몰아서 많이 공부하며 효율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데, 역시 언어이해는 이원준 학파에의 가입이 탁월한 선택이었네요.
